이번 행사는 조국을 떠나 이국의 어려운 환경 속에서 필리핀 내에서도 인정받는 민족으로서 생활하는, 이곳 교민들이 빠듯한 시간을 내어 만든 단결의 마당이었다. 그들은 조국의 번창과 세계 속의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이국땅에서도 한민족의 자부심을 가지고 이번 행사를 임하는 것 같아서 그들이 자랑스럽게 보였다.

행사 내용은 한국무용, 태권도 시범, 장기자랑, 한식 체험장 등, 다양하게 진행된 가운데, 특히 씨름에 많은 배려를 했다. 우리협회 선수 및 관련인을 초청해 주었고, 씨름경기장은 우리협회가 주최하는 전국대회 경기장 수준으로 설치하였으며, 씨름대회도 짜임새 있게 진행하였다.

초청된 우리협회 소속 10여명의 선수들은 2일간 다양한 기술을 선보이며, 3,000여명의 관중으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았다. 필리핀인들은 처음 접해보는 씨름이 그들의 눈에서 신기한 듯, 처음에는 어색한 눈치였으나 시간이 갈수록 씨름의 매력에 빠져 많은 박수를 보냈다. 경기가 끝난 후 씨름장은 필리핀어린이들의 놀이터가 되었다. 많은 어린이들이 서로 엉켜 씨름을 하는데, 더욱이 놀란 것은 우리선수단의 경기와 심판의 흉내까지 내면서 즐기고 있었다. 씨름장을 어린이들에게 체력단련장 겸 씨름놀이터로 개방하면 씨름의 국제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많은 관중들앞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의 화려한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장기자랑 순서에서는 한류열풍을 실감나게 했다. 우리나라 유명그룹의 가수들이 총집합한 것과 같았다. 소녀시대, 원더걸스 등, 의상과 춤을 똑같이 연출하고, 그 노래실력도 아마츄어 이상이었다. 이러한 한류의 열풍을 타고 우리의 전통문화이자 스포츠인 씨름으로 확산되어 그 주역이 될 날을 꿈꾸어 본다.

열정적인 행사를 보면서, 씨름에 대한 감회는 새로웠다. 우리의 민족 전통문화이자 스포츠인 씨름은 특히 해외에서 살고 있는 우리민족들에게는 큰 힘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즉 우리민족의 힘의 원천인 끈기와 저력은 씨름에서 나온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5천년 유구한 역사와 함께한 조상의 얼과 혼이 담긴 소중한 유산이 이국땅에서도 이어진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스포츠 그 이상의 소중한 씨름에 대한 책임감이 클 수밖에 없었다. 이번 행사의 참가를 계기로, 세계 각국에서 개최되는 한인회 행사에 씨름홍보사절단을 파견하여 교민을 위로하고 외국인들에게 씨름을 알리는 좋은 기회로 만들면 한다.

끝으로 필리핀 중부 루손 한인회의 단합된 열정으로 한민족이 하나가 되는 시간을 가짐으로서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큰 의미가 있었던 이번 행사가 매년 이어졌으면 한다. 더불어 우리선수단을 처음부터 끝까지 환대해 주시고, 씨름을 사랑하는 중부 루손 한인회에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 우리나라 씨름을 체험하고 있는 필리핀 여성 >






    
              <아깝게 패한 한 필리핀 소년>